2016년 5월 24일 화요일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인간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수많은 인물등장, 넘치는 유머, 강약 있는 줄거리원대한 포부를 꺾어 버리는 추악한 파노라마19세기 세계소설문학 대표 걸작 제1위![위대한 유산]은 디킨스의 최고 걸작이자 19세기 유럽을 대표하는 문학 작품이다. 강약 있는 줄거리와 다양한 등장인물, 박진감에 유머까지, 이만큼 재미있는 읽을거리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이 작품은 발간과 동시에 걸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대서양 양쪽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영국에서는 일 년 내내 절찬리에 연재된 뒤 세 권으로 나뉘어 간행, 대호평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하퍼스 위클리〉에 연재된 뒤 갖가지 단행본이 출판되었다. 미국 화가가 삽화를 그린 것도 몇 권이나 된다.1860년대에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디킨스의 독자가 급속히 늘었다. 디킨스와 출판사가 폭넓은 독자층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다양한 형태로 새롭게 내놓은 덕분이다. 철도역 구내 서점용 ‘피플판’, 조금 수정되고 저자의 새로운 서문이 붙은 ‘디킨스판’은 영어권 전역에서 대대적으로 광고되었다.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고 독일 ‘타우흐니츠 영미 작가 총서’에 선정되어 온 유럽에서 널리 읽혔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디킨스가 자랑스레 말했듯이 어느 기차역에서나 이 [위대한 유산]을 비롯한 그의 작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멀리 바다 건너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낭독회 요청이 쏟아져 들어올 정도였다.‘위대한 유산’을 둘러싼 추악한 진상[위대한 유산]은 매우 섬세한 이해심으로 묘사된 핍이라는 인물의 이야기이다. 자아를 잃고 방황하던 어린 핍은 뜻밖의 재산이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현혹되어, 자신의 비천한 태생을 부정한다. 그러나 자아를 찾는 굴욕적인 여행을 하던 중, 기대했던 ‘위대한 유산’을 둘러싼 추악한 진상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디킨스의 심리를 날카롭게 되짚어보게 해주며 무엇보다 그 무렵 그의 마음을 괴롭혔던, 원대한 포부와 야심을 품고 인생길에 나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깨닫는 후회와 실망을 다루고 있다.[위대한 유산]은 ‘부정한 돈’에 대한 정치 동화이자, 기억과 글쓰기에 대한 탐험인 동시에 불안정한 정체성에 대한 불안한 묘사이다.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미래에 핍은 템스 강의 늪지대에서 사나운 누이와 온순한 대장장이 매형과 함께 살았던 어린 시절, 그리고 양친의 무덤가에서 탈옥수 매그위치와 만났던 것이 그의 운명에 미친 영향을 뒤돌아본다. 뒷날 핍은 어디서 난 것인지 알 수 없는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는데, 자신에게 이러한 부를 준 사람이 미스 해비샴일 것이라고 착각한다. 해비샴은 결혼식 직전에 약혼자에게 버림받아, 아직도 지나가버린 그 약혼 순간에 못 박혀 사는 괴상한 노처녀다. 그러나 디킨스의 이야기는 온 세상을 거꾸로 뒤집어놓는다.1850년대 사회적인 작품들과는 달리, 디킨스는 [위대한 유산]에서 자기 자신을 허구적 인물로 창조하는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핍은 회한에 사로잡혀 자신의 과거를 종이 위에 털어놓으면서, 글을 쓰는 행위만이 오직 그의 부서진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상적인 자서전이라는 재발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대한 유산]은 한결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도, 과거의 대가를 치르는 것도 핍으로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부각한다.유머 넘치는 예리한 반성[위대한 유산]은 핍의 회상록이라는 형태를 취한다. 제5장에서 집으로 찾아온 군인이 ‘여왕 폐하’라는 단어를 쓴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야기는 1837년 빅토리아 여왕 즉위 이전에 막을 연다. 그 밖에 ‘옛 런던 브리지’ 등으로 미루어 보아 핍은 약 1800년에 태어났으며, 제32장에서 1861년 뉴게이트 교도소 폭동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그는 디킨스가 이 이야기를 쓴 시점에서 50여 년 전 과거를 회상한다고 추정된다. 핍이 과거를 되돌아보는 이야기인 만큼, 되돌아보는 주체, 다시 말해 화자로서 핍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과거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고 그것을 독자에게 과감히 보여준다. 조나 비디에게 몇 번이나 꼴사납게 굴지만, 본인이 그 추함을 절실히 의식하기에 독자는 그에게 동정심을 잃지 않고 읽어나가게 된다. 핍은 스스로를 ‘자신을 속이는 사기꾼’이라고 부른다. 독자는 거기까지 아는 사람을 비난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물론 반성도 도가 지나치면 지루해지므로, 디킨스는 유머의 조화를 이루어 흥미진진하게 펼쳐 나간다.부드럽고도 날카로운 인생 통찰[위대한 유산]은 인간의 나약함, 인간이 서서히 비열하게 타락해가는 모습을 냉철하게 바라본다. 인간의 가장 추악한 잘못은 가장 저지르기 쉬운 잘못이라는 도덕상의 역설이 엿보인다. 디킨스의 정신은 ‘위대한 기대’로 표현할 수 있다. 요컨대, 기대감으로 가득한 긍정적인 정신이다. 이런 의미에서 디킨스의 모든 소설을 ‘위대한 기대’라고 부를 수 있지만, 유일하게 그 이름이 붙은 소설에서는 오히려 기대가 실현되지 않는다. 디킨스 만년에 쓰인 [위대한 유산]에는 그답지 않게 온화한 모순 또는 비애가 감돈다.매우 활력 넘치는 작가인 디킨스에게 냉소적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지만, 이 작품에는 그 단어를 적용해도 좋을 것이다. 본디 이 작품은 청년의 날카로운 냉소가 아니라 노년의 부드러운 비아냥거림이다. 그의 초기작품에서 뚜렷이 나타나는 건전하고 착한 디킨스적 영웅이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러나 트래브네 소년은 결코 나약한 존재가 아니며 더없이 강력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인물을 창조해내는 힘이야말로 위대한 찰스 디킨스만의 위대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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