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3일 금요일

파가니니의 푸른일기 [권영임]~

파가니니의 푸른일기 [권영임]우리 현대사의 굴곡을 만들어낸 무거운 사건들,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직장인들의 이야기!이 장편소설은 산업현장에서 남녀 간의 차별, 대졸과 고졸사원의 차별, 상사와 직원 사이에서 일어나는 빈번한 착취와 억압, 성차별과 성추행, 음모와 회유, 비리와 부도덕한 사건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은폐되며 왜곡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고개 숙인 채 입 다물고 눈감고 귀 막은 채 살아가는 여사원들의 열악한 근로실태를 폭로하면서 보다 나은 근무여건을 위해 그들이 뭉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동시에 노동자에게 바람직한 세상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이 작품은 사회의 구성원이 아무리 개인적으로 노력하더라도 그 구성원이 속해있는 회사의 구조자체가 올바르게 바뀌지 않는다면, 모순점은 개인의 힘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사회유기체적 관점을 드러낸다. 이 소설은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기록이다. 회사에서 퇴출당한 조 부장이나 화자인 은희, 유정 언니, 창건 씨처럼 주변에서 핍박당하고 상처받고 눈물 흘리는 아웃사이더들을 주요 등장인물로 내세우면서 그들이 당한 아픔이 어떤 것이었는가, 그 고통을 나누어질 방법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과정을 가슴 뭉클하게 보여준다.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모색하는 과정은 지금도 부당한 ‘갑’의 입장에 맞서 철탑과 굴뚝에 오르는 ‘난쏘공’의 아버지와 크레인에 올라 싸우는 무수한 노동자들이 부당한 횡포에 맞서 싸우는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자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기도 하다. 지금도 산업체 현장에서 다반사로 이루어지고 있는 폭력과 횡포에 대한 화자의 싸움은 비단 주인공인 ‘은희’만이 아니라 무엇이 부당한 것인지, 무엇에 분노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한 시절을 살아낸 우리 누이들의 이야기이며,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우리 직장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성옥(장안대학교 사회복지 전공교수 ·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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