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6일 월요일
속물도감 2 [츠츠이 야스다카]~
속물도감 2 [츠츠이 야스다카]츠츠이의 발상의 근저에는 파괴와 자멸에 대한 동경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작품은 그런 츠츠이의 본질이 가장 잘 나타난 쾌작, 괴작, 대작이다.- 이시도우 도시로 (각본가, 평론가)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천재 작가 츠츠이 야스타카의 걸작 장편소설!일본SF 문학의 1세대, 연극배우이며 소설가, 순수문학에서 라이트노벨까지 50년 동안 일본 문단계를 뒤흔들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작가 츠츠이 야스타카. 애니 돌풍을 일으킨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부산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파프리카]의 원작소설 출간으로 마니아뿐만 아니라 한국 대중들에게도 더욱 친숙해진 상상력과 창조력의 대명사 츠츠이 야스타카. 그가 선사하는 또 한 편의 통렬한 풍자극 [속물도감]이 북스토리에서 출간되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따뜻하고 트렌디한 학원물이었고, [파프리카][헐리웃 헐리웃] 등이 가벼운 문체로 판타지적 발상을 보여줬다면, 이 [속물도감]은 본격 세태 풍자 소설로서 지금까지의 츠츠이 야스타카의 소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가 왜 천재라고 불리는지 깨닫게 해준다.일본 발간 당시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작품 외적으로도 많은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은, 그 직설적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상의 모든 '속물'들을 위한 이른바 '속물 찬가'다. 거짓말을 일삼는 평론가 집단, 유치하고 위선적인 지식인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만을 내보내는 매스컴의 세태, 나아가 그런 말초적인 매스컴의 보도를 쫓아가는 무지한 대중에 대한 풍자와 촌철살인이 가득한 보기 드문 걸작 장편소설이다. 패러디와 난센스, 블랙 유머와 폭소가 혼재된 통쾌하고 엽기적인 상상!작가 츠츠이 야스타카는 한 인터뷰에서 '이거야말로 아무도 안 했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작품을 쓰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자신감에서 볼 수 있듯이 [속물도감] 역시 비슷한 전례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하고, 독창적이다. 그러면서 전작들인 [파프리카]나 [헐리웃 헐리웃]에서 보여줬던 그만의 이색적인 소재를 이용한 신랄한 풍자 역시 잘 살아 있다. 근엄한 척하는 지식인들과 여론을 조작하는 매스컴의 본모습을 가감 없이 들추어내며 속 시원하게 까발리는 그의 소설을 읽다 보면, 폭소로 키득키득 웃다가도 그 행간에서 현대사회에 대한 작가의 독설과 주제의식을 읽을 수 있다. 가자마키기공의 영업과장 가미나리몬 교스케. 회사 내에서 '접대과장'으로 불릴 만큼 그는 십수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접대하며 접대에 관해서라면 일가견이 있다. 그는 회사 최고의 미녀이자 사장 센타로의 정부인 히라마츠 레이코와 증답품 관련 회의 중 '눈이 맞아' 불륜을 저지르게 되는데 하필이면 그 현장을 사장에게 딱 걸리고 말아 곤란한 위치에 처한다. 사장이 어떻게 알고 불륜 현장을 덮칠 수 있었을까 의문에 싸인 교스케는 사장의 뒤를 캐고, 결국 그가 회사에 모든 곳에 도청 장치를 설치해뒀음을 알아낸다. 예의 불륜사건으로 회사에서 해고당한 레이코는 명절 증답품 선택에 관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증답품 입문]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어이없게도 그 책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간다. 레이코의 책이 잘 팔려 나가는 걸 본 교스케는 접대의 전문가인 자신을 비롯하여,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독특한 어느 한 분야에 전문가적인 소견을 가진 이들이 주위에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교스케는 이들을 한데 모아 '양산박 프로덕션'이라는 괴상한 평론가 집단을 만들기에 이른다. 반사회적인 사람들로 가득한 이 평론가 집단에 여론의 비난과 관심이 집중 포화되고, 교스케는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속물이 어때서? 좋잖아? 나쁜 일이란 게 그렇게 나쁜 겁니까?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정말 이렇게까지 써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묘사가 많이 등장한다. 그 자신이 몸담고 있는 문단 사회에 대한 풍자도 거침없이 써내려 가는 것을 보면 독자가 되레 미안할 정도다. 교스케가 만들어낸 예의 평론가 집단만 봐도 그러한데, 교스케 자신의 접대 평론과 레이코의 증답품 평론은 귀여운 축에 속한다. 도청 평론가, 횡령 평론가, 마약 평론가, 토사물 평론가, 피부병 평론가, 커닝 평론가 등 독특하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한 평론가들을 통해 현대 사회의 지식인 및 평론가 집단을 비꼬고 있다. 또한 인간 안에 내재된 폭력성과 파괴 충동, 성적 욕망이라는 어두운 주제를 패러디와 블랙 유머로 가볍게 풀어낸다. 착함과 나쁨 두 가지로 분류되는 이 이분법적인 세상에 날리는 통쾌한 한 방! 모든 위선과 가식으로부터 벗어나 세상 눈치 안 보고 제 맘대로 살아가는 교스케의 평론가 집단을 통해 독자들은 금지된 것에 대한 욕망을 해소하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상 전체를 내려다보며 조소하는 작가 츠츠이 야스타카. 그의 자만심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보게 된다.'당신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하나요?'누가 폐라고 생각한단 말인가, 관계자의 대부분이 이 사건을 기뻐하고 스릴을 느끼며 재미있어하고 있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모토하시는 대답했다.'남한테 폐가 된다고 ‘나쁜 일’입니까? 하지만 남에게 폐가 되는 ‘좋은 일’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경우 피해자는 누구한테도 불평을 늘어놓을 수 없으니까 별 수 없이 참는 거지. 그보다는 ‘나쁜 일’을 당하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어요.''스스로 부끄럽지 않습니까?''그거야 부끄럽죠.'모토하시가 대답했다.'물론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좋은 일’을 했을 때의 부끄러움에 비하면 아직 참을 만합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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